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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라이프] 점점 부담스러운 팁 문화...팁플레이션, 누가 더 이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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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는 별로 고민할 일 없는 팁 문화를 두고 미국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이른바 ‘팁플레이션(Tipflation)’이 미국에서 불편한 문화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팁에 인플레이션이 더해진 현상인 팁플레이션은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뿐 아니라 드라이브 스루로 주문을 할 때도 요구되는 수준이 되었다. 여기에 손님이 팁 액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20%가 기본이라는 문화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팁 문화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심리적 분석이 나왔다. 


본래 팁은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 서비스에 대한 댓가로 주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동세차장, 스무디 카페 등 거의 모든 서비스 업종에서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태블릿 결제’ 시스템의 확산이 꼽히고 있다. 이전에는 팁을 식사 뒤 테이블에 현금으로 남기거나, 결제할 때 ‘Tips’이라고 쓰인 유리병에 돈을 넣거나, 신용카드 결제 시에는 영수증에 팁 금액을 써넣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터치스크린 형태의 단말기나 휴대용 태블릿으로 결제를 하는 곳이 늘어났다.  씁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대부분의 매장에서 스퀘어(Square) 또는 토스트(Toast) 같은 기업이 제공하는 POS(Point of Sale) 시스템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들 단말기들은 고객이 팁 금액을 선택하는 것을 방해한다. ‘토스트’사의 포스 단말기는 왼쪽부터 팁 없음, 15%, 20%, 25%라고 적힌 버튼을 제시하는데, 이 단계를 입력해야 결제가 완료된다. 또 다른 레스토랑 결재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팁을 18%, 20%에서 시작해서 30%까지 제시하기도 한다. 10% 이하로 팁을 내고 싶은 경우에는 입력창이 없거나 버튼을 찾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이러한 디지털 결제 시스템으로 인해 팁을 주는 비율이 은근슬쩍 높아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팁 금액 뿐 아니라 팁을 요구하는 매장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테이크아웃이 주를 이루는 커피숍이나 샌드위치 가게들도 팁 요구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물론 ‘팁 없음’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단말기를 들고 있는 직원 앞에서 노 팁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서비스 금액이 낮은 매장들은 퍼센트가 아니라 일정 금액을 팁 선택지로 제시한다. 3, 4달러 하는 빵 하나에 팁은 ‘1달러, 2달러, 3달러’ 등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또 디지털 결제 방식에 익숙치 않은 소비자들은 당황스러워서 가장 눈에 잘 보이는 팁 메뉴를 선택하는 경우도 나온다. 

이로 인해 ‘팁 피로’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지나치게 강요되는 팁으로 인해 고객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이로 인해 팁을 적게 주거나 완전히 주지 않는 부작용도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팁 문화는 17세기에 유럽 상류층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들어왔고, 남북전쟁 이후에는   노예였던 흑인들이 해방된 후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팁 문화가 확산되었다. 낮은 임금을 주는 대신 팁에 의존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후 미국 법은 연방최저임금과 각 주별 최저임금 중 더 높은 것을 적용하게 되어 있는데, 현재 연방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이다. 하지만 팁을 받는 근로자의 연방최저임금은 시간당 2.13달러에 머물러 있다. 고용주가 줄 임금 중 상당 부분을 손님들의 팁으로 메우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즉, 팁플레이션은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임금 인상 부분을 팁으로 메꾸면서 자신들의 손해를 피하는 것이다. 이런 과도한 팁 문화에서 반대의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한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새로 도입된 신용카드 팁 시스템이 고객에게 대놓고 팁을 요구하는 게 부끄럽다면서 내놓은 영상에는 창문 아래 숨어서 손님 대신 ‘노 팁’ 버튼을 누르고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가 카드 결제 방식에 팁 메뉴를 도입한 이후 구매의 절반에서 팁이 포함되었다는 데이터도 있다. 


팁을 많이 받게 하는 것은 임금을 적게 주어도 되는 고용주와 실질 소득이 늘어나는 직원에게 모두 윈윈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진보적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팁을 받는 근로자는 여러 어려움에 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팁을 받지 않는 근로자와 비교할 때 소득 변동성이 더 크고, 팁을 포함해도 평균적으로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성별과 인종에 따라 팁에서도 차별을 받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팁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인상하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2019년에는 팁 받는 근로자도 똑 같은 최저임금을 받게 하는 내용이 포함된 ‘임금인상법(the Raise the Wage Act)’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부결된 일도 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가 부결의 가장 큰 이유였다. 즉, 소상공인 폐업이나 일자리 감소, 근로시간 감축  등의 현상들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기에 더해 팁 문화가 일종의 미국 전통이니까 지켜야 한다는 시각에서 팁을 받는 근로자에 최저임금을 낮게 유지해야 팁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은 사상 최고의 인플레이션을 맞은 시기에 덩달아 치솟은 팁이 부담스러워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가급적 음식을 투고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팁플레이션은 눈 앞에서는 이익으로 보이지만 한발만 빼고 본다면 오히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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