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민동필박사의 교육칼럼] 말을 잘하는 아이는 정말 똘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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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말을 잘하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를 보면 어른들은 똘똘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똘똘할까? 물론 아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을 해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언어와 두뇌 능력이 차이가 난다. 이번 칼럼에서 아이가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에 따라 아이의 언어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루겠다.
언어와 두뇌의 발달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자폐와 같이 생각하는 방법이 다른 아이가 아니라면, 처음에는 감정을 통한 소통에서 시작해 점차 사회성을 길러가며 언어를 익힌다. 하지만 처음 익히는 언어는 신호체계에 가깝다. 말 그대로 필요한 것을 충족하는 용도의 언어라는 뜻이다. 인간 고유의 언어는 다음 단계인 도전을 하면서 시작된다. 사자와 같은 동물은 사냥감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면서 사냥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는 반면, 인간은 도전과 함께 언어 발달을 이루어간다. 이 과정은 경험에 의존한 언어 발달로 지식과 언어가 함께 늘어간다. 예를 들어 아이가 축구 경기가 끝나고 나면 자기 팀이 어떻게 해서 이길 수 있었는지,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등을 신나게 이야기한다. 사자는 사냥을 끝내면 먹는 것을 즐기는 선에서 끝나지만 인간은 그 과정을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두뇌 발달을 자극한다. 이 단계부터 언어가 신호의 체계를 넘어선다. 그런데 이는 어린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성인도 이러한 방법으로 두뇌 발달을 자극한다.
성인의 경우,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에서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하거나, 골프를 치고 난 후 그 결과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말로 경험을 표현하는 이러한 행위가 곧 언어를 통한 두뇌 발달을 자극하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이 방법을 통한 두뇌 발달은 곧 한계에 부딪힌다는 점이다. 낚시를 예로 들어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다.
낚시를 해서 고기를 잡은 사람은 종종 언제 어디서 고기를 얼마나 많이 잡았는지를 주로 이야기한다.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우다. 문제는 결과가 있어야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를 얻는 경우가 그렇다. 항상 비슷한 결과가 얻어지면 할 말도 많지 않다. 그런데 예를 들어 연어 낚시를 하던 중 물개가 걸리는 경험은 새로운 것이라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두뇌는 경험했던 과정을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정리하고, 후에 이렇게 정리했던 내용을 다시 새로운 경험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는다. 하지만 결과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즉, 지식이 있어야 말을 한다는 뜻이다.
학교 교육이 지식에 초점을 맞추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식이 있어야 설명이 가능하고, 설명을 할 수 있어야 두뇌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뇌 발달을 위해서는 지식이 필수인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지식은 누군가가 이미 찾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연어 낚시 방법에 대한 지식을 배워 익히는 경우, 그 방법을 과거에 찾고 시도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지식과 경험을 통한 언어와 두뇌 발달은 지식을 찾거나 만든 사람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뜻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언어에는 질문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낚시를 하면서 벌어진 일을 이야기할 때 어떤 질문을 왜 어떻게 했는지 등의 질문하는 과정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그저 벌어진 일을 설명하면 되기 때문이다. 질문은 지식이 아닌 모르는 영역을 탐구하기 위한 도구다. 지식의 영역을 넘어서기 위한 필수 요소가 질문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아이의 두뇌 발달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아이의 질문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려서 아이들은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런데 이때의 질문은 주로 지식 또는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을 찾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줄어든다.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단순한 질문, 예를 들어 ‘지금 몇 시야?’ 또는 ‘오늘 메뉴는 뭐야?’와 같은 질문 외에 상황이나 현상을 놓고 질문을 만드는 경우가 많이 없다면, 아이의 두뇌 발달은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부모가 언어와 두뇌 발달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학생이라면 필자가 제공하는 수업에 참여하면 되지만, 어린 아이의 경우 부모가 직접 가르치는 방법만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는 주어진 상황이나 관찰한 현상을 놓고 부모가 질문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에게 보고 듣고 배우며 익히는 공부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가 질문하는 방법을 익혀 아이에게 보여주는 방법만이 아이로 하여금 지식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을 탐구할 수 있는 언어와 두뇌 능력을 길러가도록 이끌 수 있다. 따라서 공은 다시 부모에게 돌아간다. 부모의 질문하는 방법이 아이의 언어 및 두뇌 발달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지금까지 질문의 종류와 질문하는 방법을 보여주거나 가르쳐주는 교육 기관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제는 필자가 정리한 교수 및 학습법이 있고, 그 기본적인 방법은 http://kr.PonderEd.ca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한 자폐 아이 교육에 관한 ‘말 많은 물고기’ 유튜브 영상에서도 접할 수 있다.
말 많은 물고기 유튜브 채널 링크: https://www.youtube.com/channel/UCe1spcaxvRZYo4ibNLNTL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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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
· PonderEd Education 대표
· Infonomics society 자문위원
· World Congress on Special
Needs Education 학회장
- 자세한 공부 방법은 필자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kr.PonderEd.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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