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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대표] 

뜨거워진 지구, 지구 곳곳 산불, 가장 더웠던 여름, 엘니뇨, 기후변화. 그 무더웠던 여름이 안간힘을 쓰며 떠나지 않겠다고 떼를 쓰고 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엔 이미 가을 기운이 스며있다. 여름이 가을로 흘러가고 있음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현실임을 확인한다.

그러고 보니 2023년의 시간들이 흐르고 흘러 벌써 9월이다. 계절도 겨울에서 봄, 여름을 거쳐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봄에 만났던 누군가는 이미 지구별 소풍을 마치고 안식에 들었으며, 누군가와는 어설픈 소통의 갈등으로 인연이 거미줄처럼 간당간당하다.

이렇듯 시간도 삶도 인연도 흘러간다. 저 흘러가는 강물처럼, 불어오고 불어가는 바람 한 줄기처럼. 그 흘러감 속에 숱한 변화들이 한순간도 쉼 없이 일어나고 그 변화에 반응하며 살아가느라 희로애락의 롤러코스터는 오늘도 멈추지 않고 돌고 또 돈다.

한 해의 파이 세 조각 중 벌써 두 조각이나 먹어치운 다음에야 달려가던 길을 잠시 멈춰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되다니. 지금 난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을까. 무엇보다 더 두려운 것은 다시 세월이 흐른 뒤에 이 물음을 반복해서 되뇔 것 같은 예감이 든다는 것이다. 어찌해야 그 돌고 도는 다람쥐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하나 있다면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것, 한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간다는 것이리라. 이것 하나에만 깨어있어도 생로병사는 물론 미움과 원망, 이별과 죽음 등 무엇에도 연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삶은 흘러가기 때문에 그 속의 여행자인 우리는 그 누구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한 시인이 말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그대로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리라. 

흔들리며 살아가는 삶인지라 내 의지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그저 흘러가며 ‘살아지는’ 것이라는 말에 방점을 찍고 싶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은 작은 옹달샘에서 시작하여 실개천을 지나 강물이 되어 흐르다가 끝내 바다가 되어 마무리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 굽이굽이 요동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포용하며 쉼 없이 흐른다. 고통이나 즐거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간다.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 세상에 온전한 사람도 없고 이해 못 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오래전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생각난다. 애달프게 다가오는 삶의 뒤엉킴 속에도 흐르는  강물 같은 인생을 거역하지 않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어도 오롯이 사랑할 수는 있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설교가  내 앞의 흐르는 삶에 그대로 오버랩된다. 

무더위를 견뎌낸 시간은 이제 백로를 지나 추분으로 향하고 있다. 끝내 흘러가는 삶, 가을을 맞는 행복 디자이너의 상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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